웹소설 리뷰

노벨피아 웹소설 찍먹 리뷰)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txt

김찐수 2022. 5. 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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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웹소설판에서 이런 이야기가 돌았었던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쓰는 장면이 갑자기 닌자-슬레이어 상이 나와서 등장인물들을 몰살하는 것보다 노잼이면 소설 접어야됨]

꼴에 뜻풀이를 좀 하자면, 뜬금포로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이야기보다 재미고 개연성이고 다 뒤떨어진 이야기가 지금 니가 타이핑하고 있는 소설이라면, Delete 키 찌이이이인하게 누르고 처음부터 소설 다시써라.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어떤 전개방식을 선택해야 할 지 늘 생각하면서 써라....

대충 이런 의미로 말한 것 같은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도-모 닌-자 슬레이아상 때문에, 해당 과제에 대한 실질적 난이도가

DMZ 맨몸으로 넘기보다 더 어려워진 상태

아무튼 이 말을 평범한 작가들이 들었으면, 독자들의 이목을 끌어모을만한 소설을 창작함으로써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겠지만

노벨피아 공모전 본선 문짝을 박살내버리고 들어간 모 작가는, 이 문제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해결하려고 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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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라는 노력 끝에 완성된 자신의 걸작품

여 녀석이라면 복수할 수 있다.

자신을 무시해온.......

하찮은 연구 윤리를 들먹이며 연구를 방해해온 마탑의 머저리들도......

자신을 추방한 왕국의 관리들과 시민들도......

모두 피로써 그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

.

.

.

.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웬 모험가 파티 하나가 갑작스럽게 자신의 연구실에 쳐들어오더니

도-모 크루아=상. 리자드-만 데스

같은 괴상한 인사를 하며 자신의 키메라를 한 반에 때려죽이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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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몰살엔딩보다 노잼이면 그 소설 다시써라]라는 말을 재해석하여

[그럼 처음부터 닌자를 등장시켜 꿀잼만들면 되겠다]라는 발상을 한 걸로 모자라,그대로 실천에 옮겨버리는걸 보십시오.

이쯤되면 노벨피아 공모전 대문짝이 얼마나 굳건하게 잠겼는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어차피 닌자는 문으로 안다니니까요.

 

 

노벨피아 - 웹소설로 꿈꾸는 세상! - 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

이세계에 환생한 리저드맨의 폭풍을 부르는 좌충우돌 우당탕탕 식도락 여행기 대작전 * 본 표지는 므밍 님이 그렸으며 외주계약을 통해 상업적 이용에 대한 저작권 양도를 받은 그

novelpia.com

네, 이번 작품은 [무림에서 카드로 살아남기]로 무림소설과 홍삼캔디를 즐기시던 어르신들을 모두 주화입마에 빠져들게 했던 작가....

독자 가라사대, 수상할 정도로 카드에 진심인 작가라 평해졌던 그 사람, '과일바구니' 님의 신작인

[환생 리저드맨은 햄버거가 먹고 싶다]

 

입니다.

이거랑

 

이걸 합치면 이 소설내용이 완성됩니다.

위 두 작품을 아직 못 접해보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대략 '쿠르트'라는 환생 리자드맨이, 채식주의자 엘프 '마리시아'를 데리고 다니면서

판타지 세계 속 다양한 토착생물들을 채집하거나 족치면서 요리해먹고 다닌다는 내용입니다.

뭐, 중간중간에 사이좋던 친구들에게 뒷일을 부탁하고 미식의 길을 걷기위한 다짐을 한다든가

위험에 쳐한 모험가를 구하기 위해 바실리스크의 뚝배기를 박살낸다든지

리-자드맨상의 업적을 감히 의심하면서 쪼인트를 까는 미개한 좆간의 깽판이라든지

어려운 난관들을 동료들과 함께 극복하는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든지 하는

다소 소소한 사건들이 곁다리로 일어나고는 하는데, 이러한 짜잘한 이야기들은

삼족계 토마토 달걀 볶음과 샤벨타이거 BLT 샌드위치를 제작하는데에 들어갔던 고난의 시간과

삼족계로 만든 프라이드 치킨을 튀기는 도중에 탄생하고야 말았던 장대한 대서사시

마수 버섯전골을 끓임으로써 탄생되어버린 감동의 도가니에 비해서는

정말 먼지만큼도 의미없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아무튼 주인공이 주변 동료들(대부분 여성)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요리들을 만들고, 먹는 이야기들이 이 소설의 주요 내용입니다.

*웹소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이오니, 직접 읽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음식을 먹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이와 관련된 여러 인간군상들과 이야기들을 묘사한 작품들은

우리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오래 전 부터 존재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식극의 소마], [토리코], [맛의 달인] 등 여러가지가 있었고

국내에서는 허영만 작가님의 [식객]이라는 만화가 대표적이지요. 이쪽은 요리보다는, 그 요리와 관련된 휴먼스토리에 보다 포커싱을 한 작품이기에 매 시나리오 하나하나가 마스터피스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소위 [요리물]이라 불리우는 작품들은 수도 없이 많이 창작되었고, 지금도 몇몇 작품들은 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소위 식도락이라 함은 인류 문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해온 원초적 즐거움 중 하나인데, 관련된 작품의 수가 적다면 오히려 이상한거겠죠.

소위 [던전밥], [토리코] 등과 같이, 가상의 세계관속에서 펼쳐지는 요리이야기들도, 이러한 작품들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본디 퓨전장르가 그러하듯이, 던전밥과 같은 판타지+요리물의 장르를 창작할 때는 기존 장르물을 창작할 때 보다 더 머리를 굴려야 하는데

[요리물로써의 매력]과 [판타지소설로써의 매력]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토리코]는 그걸 실패해서 용두사미라고 비판을 받은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뭐, 요리는 뒷전이고 행성 뿌셔 지구 뿌셔 수준으로 맞짱만 뜬다더만...여튼....

그렇다면, 일단 [판타지 소설로써의 매력]은 설명할 필요는 없겠고....그럼 [요리물로써의 매력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니...

제 개인적 사견을 감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요리하는 과정을 맛깔나게 묘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요리와 관련된 인물들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허영만 본인이 봐도 눈물 났다는 식객 에피소드

  호박죽 에피소드의 커플 상구와 민지.   상구를 위해 3년 동안 매일 도시락 싸주고 용돈도 주는 등 

www.fomos.kr

가령 식객의 대표적인 에피소드 중 하나인 호박죽 에피소드를 참고해봅시다.

호박죽과 관련된 설명들이 꽤 세부적으로 나옵니다. 늙은호박의 영양소는 어떠느니, 호박죽을 만들때는 어떤 부재료들을 넣으면 좋다느니, 그런것들 말입니다.

그러나 이 에피소드는 비단 호박죽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상구와 민지라는 커플의 사연이지, 호박죽이라는 요리가 아닙니다. 호박죽은 그저 이야기를 이어나가는데 필요한 매개체 역할을 수행할 뿐입니다. [요리]가 아닌 [인간]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겁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호박죽이라는 이야기 요소를 사소하게 여기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이야기를 앞세우되, [요리]의 이야기가 너무 뒤쳐지지 않게끔 밸런스 조절을 적절하게 하니, 이것이 오늘날에도 [식객]을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비단 [식객] 뿐만 아니라, [맛의 달인] 등과 같은 명작 요리물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다시 소설의 이야기로 돌아와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작품은 요리물과 판타지물,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노력은 했다고 보여집니다. 에피소드 36화부터 44화까지 진행됐던 [과일나무 뿔 순록의 훈연 바비큐]에피소드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주인공 쿠르드는 과일나무 뿔 순록의 각성종 토벌 임무 소식을 듣습니다. 이야기 묘사에 따르면 꽤나 별미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이를 잡으러 갑니다.

각성종이라는게 이 세계관에서 꽤 위험한 모양입니다. 작중 묘사에 따르면, 꽤나 전투 짬밥이 있던 주인공마저 당황할 정도라니까요.

이 때 세세한 전투장면과 전략적 행동에 대한 묘사, 그리고 독자가 겪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 판타지세계속 특이한 요소들 및 사건들을 세세하게 묘사하는것에서 [판타지장르로서의 매력]은 달성했다고 봅니다. 새로운 세상속의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 체험시켜주는게 판타지 소설이고, 이만큼 묘사했으면 판타지소설로써의 의무(?)는 충분히 수행한 겁니다.

그럼 [요리물로써의 매력] 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싸움 끝에, 주인공은 각성종을 끝장내기 위하여 다가갑니다. 주인공은 순록의 짙푸른 눈동자를 보게됩니다. 그곳에는 포기와 채념, 죽음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당연하다는듯이 받아들였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주인공은 이를 악뭅니다. 마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존재 자체가 인간종들에게 위험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몰리고 몰리다 죽습니다.

그렇다고 이 식물형의 마수를 냅두자니, 주변 동식물들 죄다 먹어치우고 주변 지역을 황폐화시킬것이 분명하기에 제거해야만 합니다. 주인공은 이것을 '생존경쟁'이라고 칭하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심란해합니다. 그러고는 자연에는 선악구도가 없었는데 왜 인간들은 자연 하나하나에 선악 딱지를 붙이느냐면서 고뇌합니다. 그저 살아있을 뿐인 이 녀석을 '해수'로 몰아가는게 온당한 일이냐면서요.

 

일단 선악구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건, 인류역사상 가장 어려운 난제인건 맞긴 한데...문제가 뭐냐하면, 저 시나리오 시작한 이래로 '각성종 나빠용 힝힝' 거린 인물이 등장을 안합니다.

 

 

네 안합니다. 누구도 저 머가리에 식물키우는 사슴새끼보고 아무도 나쁘다는 딱지를 안붙입니다. 그냥 긴급의뢰 들어왔고, 족치러 가자, 그리고 족쳤다 끝. 

 

그럼 대체 저 고뇌는 왜 하는건지, 갑자기 초롱초롱한 사슴의 눈망울을 보고 감성이라도 터졌는지, 갑자기 가상의 샌드백을 만들어서 비판을 합니다. 

 

무언가 이야기속에서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하려면, 그 전에 떡밥이라도 좀 깔아뒀어야지요. 그 떡밥이 비록 어설프게 깔아놓은 걸 지언정, 적어도 고뇌를 하는 이유에 대한 공감이라도 했을겁니다. 근데 떡밥이 없네요? 그럼 물고기도 안 걸리는겁니다.

 

네, 무슨말을 하려는지는 알겠습니다. 뭘 의도한건지는 알겠고요. '이 순록새끼 잘못도 안했는데 죽이는거 좀 아니지 않나?근데 그냥 냅두면 좆되는거고...아 씹 인생 좆같네'<-대충 이런거요. 이런 생각을 하는거야 충분히 이해는 하는데....떡밥을 안 깔아놓고 갑지기 툭!하고 튀어나오면, 인상깊기 보다는 '어? 뭐야 이 새끼 갑자기 왜 이래?'라는 생각부터 나오거든요.

 

참고로 위의 고뇌가 무색하게도, 먹을때는 즐겁고 신나게 요리해서 먹더라구요. 네. 뭐 어쩌겠습니까. 죽으면 다 고기지 뭐. 근데 좀 고민이라도 하고 먹든가... 앞에 있었던...그...거대한 대자연과 인간의 편협한 윤리도덕관과의 그렇고 그런 고뇌들은 어디로...갔나요?

근데 뭐, 솔직히 위에서 지적한 점이... 이 소설을 재밌게 읽는데에 있어서 크게 문제는 안됩니다. 작가님 필력, 나쁘지 않고요...전개 속도? 적당합니다. 소설의 주제? 나름 신선합니다. 그럼 뭐다? 끝난겁니다. 재밌게 읽을 수 있는거에요 뭐가 문제야?

 

나름 유쾌하고 밝은 내용이고 지향점도 그쪽인것 같은데, 오히려 여기다 [인류사에 있어서 오랫동안 논의된 윤리적 문제]같은거 쑤셔넣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그럼 여기서 '아니 싀이발 그럼 도대체 왜 [요리물로써의 매력] 이 ㅈㄹ하면서 걸고 넘어졌냐고 알못새끼야'라는 분이 계실 수도 있는데, 아 그거야 있으면 좋다는 얘기였지요. 없으면 아쉬운거고. 소개팅의 예를 들어봅시다. 그 쪽이 여자고요. 미팅 잡혀서 자리에 나갔어, 근데 상대 남성이 엄청 무뚝뚝해. 난 나를 웃기고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매력을 가진 남성을 원했는데 아니네? 아쉽다.

 

근데 시선을 위로 올리니까 이야, 얼굴이 차은우급이야. 길거리 나가면 연예기획사 명함 하루에 서너개씩은 받겠어. 게다가 몇마디씩 조금조금 나오는 말 곱씹어보니까 알고보니 속은 따뜻한 남자야. 그럼 뭐다? 골인이지요. 애프터 가는거야.

 

이 소설은 그런 소설입니다. 뭔가 아쉬워, 근데 아쉬운 부분을 다른쪽으로 커버해주네? 요런 느낌. 결론은 뭐다? 나쁘지 않다, 재밌다. 응.

 

 


횡설수설 거리다 말이 길어졌는데, 아무튼 결론은 재밌는 작품이다, 호불호는 갈려도 공모전 통과에 대한 이의제기는 못할거다라는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색다른 판타지 소설을 경험하고 싶을 때 한 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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